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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인 삶을 위한 생활체육용 베스트!

OldSchool 2023-08-12 18:52:28 댓글 1 조회수350

콘도르 LCS VAS 하네스 키트와, 콘도르 VAS 트리플 매거진 파우치를 한데 묶어 쓰고자 샀습니다. 이하의 링크에 있는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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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상품을, 달리기 할 때에 편리함을 더하는 달리기 전용 주머니로 쓰고자 구매했습니다.

택티컬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으로서, 아무래도 요새 안타까운 소식들이 뉴스에서 보도되곤 하는지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한 몸만큼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제 한 몸 돌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은 언제나 확보해두고자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지금까지 어연 2년 반 가량을 꾸준한 달리기에 투자해 왔습니다.
솔직히 운동을 잘 알거나 능숙한 편이 아닙니다. 그저 인류가 태초부터 수렵이나 생존을 위하여 꾸준히 해 온 원초적인 운동이자, 젊은날 소대장(군생활 고인물 엘리트 준사관님) 말씀으로는 "달리기가 얼마나 완벽한 전신 운동인데" 라는 말이 떠올라 달리기 원툴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좀 있더라고요.

어릴 적이야 신분증 없어도, 휴대전화 없어도 집밖을 잘도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천둥벌거숭이처럼 순진하니 두려울 게 없는데, 지갑이 없은들 비상연락할 수단이 없은들 무슨 문제겠습니까, 만.

이제는 뭐가 어찌 될지 모를 세상 아닙니까. 필자는 34도의 고온에서 무리한 5km 달리기를 하고 쓰러져 본 경험도 있기에, 전화기와 지갑(신분증 및 약간의 현금), 담배와 라이터(국가가 허락한 스팀팩)는 반드시 챙기고 나간답니다.

여기에서 모순이 생깁니다.

1) 일상적인 소지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달리기하는 입장에서 그램 단위는 나중에 아령이 팔다리에 묶인 것처럼 배가 되어 부담이 됩니다.

2) 팔뚝에 차는 휴대폰 부착 케이스나, 허리 뒤로 물건을 담아넣는 웨이스트백, 등 뒤에 매는 가벼운 수납공간인 슬링백 등 다양한 방도들을 시험해 봤습니다. 달릴 때 이리저리 흔들리는 바람에 이 물건들이 같이 휘둘리며 무게를 교란하고, 체력을 더 소모하고 맙니다.

3) 2)에서 땀에 젖은 바지주머니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바람에, 담배가 갑 채로 짓이겨져 땀과 범벅이 되어 꿀꿀이죽이 되어버립니다.

 

위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고요.

 

"팔다리에 주머니가 있는 게 문제라면, 가장 흔들릴 일이 없는 몸통에 주머니를 달아 넣으면 될 것 아닌가!"

 

혁신적인 생각이었습니다. 바로 행동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개봉기 따위 알 바입니까. 똑같은 골판지상자 속 비닐에 쌓인 모습입니다.

진정한 것은 알맹이입니다. 알맹이를 다 꺼내어 같이 구매한 콘도르 VAS 트리플 매거진 패널과 결합, 세팅을 끝냈습니다.

웨빙은 어떤 체격이든 입을 수 있도록 과하게 길게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름의 개조와 조정을 거쳤습니다.

 


 

웨빙은 하나같이 사람 팔의 주 가동범위이자 작업이 이루어지는 몸 앞에 걸릴 일 없이 뒤쪽으로 몰아져 있습니다.

확실히 콘도르가 타 브랜드 대비 싼 가격대를 형성할지언정, 이런 부분은 칼같이 신경쓰는 덕에 가성비가 높은 것 같습니다.

 

본래 세트 속에 남는 웨빙을 둘둘 말아 고정시키는 용도로 있던 벨크로 조각이 있긴 한데요.

텐션이 없어, 잉여 웨빙을 꾹 붙잡아주는 느낌이 부족하여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은 진리의 절연테이프로 둘둘 말아 고정했습니다.

 



 

엑스반도 차 보신 군필자 분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광경일 것입니다.

 

* 솔직히 "와 이게 택티컬한 장비인가 봐!" 하면서 팩토리 스펙대로 나온 물건을 사용자의 용도나 제품 특유의 물성을 감안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 사건을 고증, 재현하고자 하는 리인액트먼트가 아닌 이상에야 실용성을 무시한 껍데기에 불과한 법이지요. 상품의 웨빙고리 끝에 같이 딸려 온 벨크로 고정테이프는 바로 종량제 봉투에 넣어 처리했습니다.

 

 

 

준비 끝났습니다. 나가 봅니다.

 

1층 로비에서 마주쳤던 배달음식 배달부 님이 신기한 듯이 바라봅니다만, 저는 오히려 뭘 먹기에 어중간한 4시에 배달 오신 분이 더 신기할 지경입니다.

 


 

서로 "뭐지 저 사람?" 하며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세상이 흉흉해서 그런가, 지나가다 수상하다 싶으면 서로의 눈초리가 안 좋아지는 세상이네요.

 

달리기 코스로 향합니다.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유례 없는 경로의 태풍이 왔으나, 곱게 비만 뿌리고 월북한 지라, 오늘도 중랑천은 평화롭습니다.


 

가지고 나온 EDC인 휴대폰(사진 찍느라 손에 들고 있는 중이어 사진에는 안 보입니다. 오른쪽 주머니 공간에 딱 맞아요), 지갑, 담배와 라이터.

수납만 놓고 보면 "몸통 주머니"에 다 잘 들어가 주었습니다. 의외로 탄알집을 수납하기 위한 용도인 물건이 이런 데에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네요. 고무 웨빙도 있어 위아래로 흔들린다고 물건이 빠질 일도 없겠습니다.

 


(* 본 상품평은 흡연, 길빵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지닌 담배와 라이터의 소유권은 공익에 부합하도록 행사하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달리기 코스 시작점에 서서, 몸을 풉니다.

 


▲ 초록색 보행자용 도로. 상품의 기능을 시험해 볼 테스트베드가 될 지형입니다.

 사진의 정가운데 위치에 보이는 검은 스프레이가 그려낸 듯한 경계선을 시작점이자 도착점으로 삼았습니다.

 

기존 코스대로라면 시작점 - 2.5km 반환점 - 도착점(시작점)의 코스를 뛰어야 했겠으나,

안타깝게도 지나가던 비둘기가 초토화된 개천변을 통제하고 있어 중도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가 적당히 와서, 편안하게 뛰어 돌아옵니다. 처음에 출발했던 시작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달리면서 전화기를 꺼내는 바람에, 자이로가 사진을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인식해 찍고 말았습니다.)

 

뛰는 내내 비가 오네요. 적당한 비는 미스트 같은 효과가 있어, 달리기에서 발생하는 전신의 열 피로를 빠르게 식혀줍니다.

또한 공기 중 습도를 높여주어, 코와 입 모두를 사용해 숨을 쉬면서 목 안을 마르지 않도록 해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옷이 물을 먹어 무거워지는 것은 맑은 날이든 궂은 날이든 똑같은지라, 신기록 갱신이 아니라 체력관리 격 생활체육을 지향하는 분들에게 큰 지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단, 비와 땀에 온몸이 젖은 경우에는 집에 빨리 돌아갈 것을 권장합니다. 숨고르기나 다리근육 풀어주기에 너무 완벽을 집착하다가 체온저하를 허용하면 본전도 못 건집니다 ㅠㅠ)

 


중간에 비둘기 찍느라 멈추어 전화기를 꺼내고 초점 잡느라 시간을 낭비했을 텐데, 이상하게 기록이 잘 나와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달리기에서 가장 흔들림이 적을 무게중심인 몸통에 소지품을 넣어보자"라는 발상이 적중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상품을 써보고 나니, 정말로 달리기 실력을 10km 이상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키운 다음에도

생활체육 마라톤 등에 이것을 입고 출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 앞을 지나치기 전에 혹시나 싶어 가장 왼쪽 주머니에 넣은 담배를 확인해 봅니다.

 

 

일단 아직은 괜찮아 보입니다. 

 

겉보기만이 다는 아니지요. 진정한 것은 알맹이입니다.

 

이전 같았으면 이미 담배갑은 멀쩡해도 안에서 흔들리며 담배가루가 너저분하게 쏟아져 나왔을 텐데요.

심한 경우, 찢어진 담배갑 + 짓이겨진 담배개피 + 땀과 습기 + 허벅지 왕복 운동의 콜라보로 안에서 꿀꿀이죽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더러는 있었습니다.

 

 

내용물도 온전합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본 상품평은 흡연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간접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나의 정신 건강과 타인의 육체적 건강을 양립하기 위하여,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 불씨 및 연기 확인 등 책임감 있게 하실 것을 권장드립니다.)

굳이 담배를 새로 사러 편의점을 들를 이유는 없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 조정하고 보강했던 웨빙 상태를 재확인해 봅니다.

이리저리 뛰는 동안에 흔들리는 무게와 반복된 충격으로 버클이나 웨빙이 느슨해졌을지 점검해 봅니다.

 



 

내돈내산이라고, 이리저리 매의 눈으로 확인해 보았습니다만 별 탈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이 친구는 수습직으로서 통과, 이제 이 물건은 저의 달리기를 보조하는 "정규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이상으로 상품평을 마칩니다. 다소 두서없지만,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부록 : 중랑천 생활체육 애호가 분들께]

 

중랑천에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동물에 밝지 않아 확신할 수 없지만, 대충 너구리로 보입니다.

 



 

광견병을 옮기는 매체 동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상식 밖의 창의적인 사고를 당하여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세상입니다.

여러분들의 건강과 목숨은 셀프인 점 양지하시어, 각자도생에 참고하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1

px

2023-11-10 01:19:30

 

저도 올해는 아니지만 작년 22년 8월부터 운동을 시작해 11월까지 3개월 정도 걷기와 달리기를 했었는데요 그래서 말씀하신 내용이 공감이 갑니다.
당시 7kg을 감량했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11월부터는 나가는 것이 뜸해지더니 운동을 포기.... 오늘 이 글을 보니 반성하게 되네요 ㅎㅎ;;

요즘은 참 챙길게 많죠 핸드폰 지갑 열쇠 우산 물통 멀티툴 등.... 저도 일상에서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 다니지만 그건 달릴 일이 없으니 가능한 것이지 말씀처럼 달려야 한다면 주머니에 넣으면 뛰는데 불편하고 짤랑거리고 또 분실의 위험까지 있으니 파우치나 가방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손에 들고뛰기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지 허리에 착용하는 러닝용 가방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웨이스트백 힙색을 허리에 착용하고 뛰어보면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고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도 저도 체스트백을 주로 사용했는데 글을 보니 저와 비슷한 느낌이네요.
특히 등산할 때 바로바로 물건을 꺼낼 수 있어 편한데 특히 잠깐씩 멈춰 쌍안경으로 주변 경치를 감사할 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글을 정말 재미있게 쓰셔서 이 늦은 시간이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
담배와 라이터 국가가 허락한 스팀팩에서 야밤에 한참 웃었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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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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