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밀리터리ㆍ아웃도어 세상
전술적 일상을 추구하는 요원들을 위한
Plumbum의 전술 논평
NETPX | 2024-09-06 09:28:27 | 댓글 3 | 조회수486
▲ 운전 요령에 대해 논하기 전, 간단히 필자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필자는 군인 시절, 대형차량운전 주특기(주특기번호 : 241103)의 운전병으로 모 사령부에서 복무했었다.
뉴 슈퍼 에어로시티(45인승), BS106(45인승), 카운티(25인승), 레스타(25인승), 마이티(2.5톤 화물), 포터(1톤 화물), 스타렉스(응급차) 등
상용차, 승합차 및 긴급자동차를 다루던 경험은 도로를 지나는 차들의 동선을 예측하며 교통 생태계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었다.
전쟁이나 병마 같이 역사서에 남을 화려한 일이 없이도 사람을 가리지 않고 비극이 일상처럼 이어질 수 있을까.
끔찍한 이야기지만, 사실 이미 요원들도, 필자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국내의 자동차의 누적 등록 대수만 하더라도 2,550만 대를 넘었다. 오천만 국민으로 치자면 2명당 1대 꼴이니, 교통사고는 매일 보도되어 이제는 감흥조차 없고 ‘한○○ TV’의 ‘레전드 영상’은 매일같이 갱신된다.
아마도 천운을 타고난 몇몇 사람들은 ‘내 주변에서는 별 일이 없었는데’ 라며 교통사고를 강 건너 불 보듯 멀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필자의 운전 면허와 사령부 버스운전병으로서의 과거를 걸고 확고히 논한다.
차가 다니는 곳이라면, 교통사고는 필연적으로 벌어지게 되어 있다.
모 사령부의 대형차량운전병으로서 출퇴근 셔틀버스를 몰던 시절, 약 2주에 한번 꼴로 험악하게 부서진 차량의 파편이 길가에 흩뿌려진 모습이나 차째 뒤집어져 중앙분리대에 걸쳐진 모습을 보았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찌그러진 차체를 뉴스로밖에 접해본 적 없는 어린 시절의 필자에게 그 모습은 큰 충격과 경각심을 주었다.
▲ 경부고속도로(부산 방향) 기흥휴게소에서 직접 본 진입로의 차량 전복 사고현장.
교통사고는 흔하다. 휴게소에서 라면 먹고 나오던 길에 고개만 돌리면 보일 정도로 말이다.
휴게소 주차장의 대형차와 소형차 진입로를 가르는 삼각형의 연석 지대를 잘못 밟은 차량이 전도되어 있었다.
(* 팁 : 결심과 행동은 빠르고 명확하게 - 잘못된 분기를 들었다면, 길은 통하니 조금 돌아가면 된다)
마침 추석 연휴가 다가오며 여행이나 귀성길 등 요원들의 차량 이용 빈도가 늘어나리라 예상한다. 이 시기를 빌어 필자는 10년 넘게 무사고를 기록한 운전 경력과 모 사령부 대형차랑운전병으로서의 다양한 차종 운행 경험, 이외에도 흔히 접하기 힘든 이례적 사건에서 얻은 전술적 안전운전 요령을 알리고 요원들의 추석 간 안전보장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전방위 상황 인식 - 주차장에서 출발 전, 도착 후 주변 살피기
수송부에서 일과를 하던 운전병 시절에 몸소 겪고 보아 깨달은 것이 있다.
복잡한 구조의 입체주차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차장은 주차선 외에는 차선이나 신호등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작은 교차로조차 신호등이 있고 차선이 있다지만, 민무늬 아스팔트 위의 산발적인 동선들이 자아내는 혼돈은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차에서 타고 내리는 사람들마저 신출귀몰하게 움직인다. 보행자들은 주차장을 채운 차들 너머로 모습이 가려져 그림자만 언뜻 보이더니, 어느새 차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차를 움직였다가는 애꿎은 사람이 변을 당할 수도 있는 환경은 다름아닌 수송부의 일상이었다.
우리나라의 교통 관련하여 공신력 있는 기관 중 하나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분석도 그 위험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듯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도로 외 구역 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775,198건 중 주차장에서 367,656건(47.4%)으로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난다는 통계를 얻었다.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집계한 도로 외 구역별 사고발생 통계.
주차장은 물론이며, 많은 사람들의 거주방식인 아파트 단지 또한 방심할 수 없다.
주차장은 공교롭게도 운전의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피해갈 수가 없다.
운전하려는 요원들은 차를 주차장에서 움직이기 전에 혹시 동시에 거동하려는 차량이 있는지 확인하고, 차 사이로 움직이는 보행자가 있는지를 살필 것을 권한다.
* 차량을 움직일 여유공간이 협소하다면, 근접 센서에만 의지하지 말고 차에서 내려 주변 기물과의 여유를 눈으로 확인한 후 다시 운전석에 앉을 것을 추천한다. 단 몇 초 투자하여 요원들의 범퍼 값, 덴트 값을 아낀다면 가성비 좋은 투자다.
** 근래 SUV(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 KGM 렉스턴 등)는 앞 범퍼 주변의 장애물이 높은 차체에 가려져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SUV 운전자들은 특히 주변 기물의 위치를 잘 파악하기 바란다.
▲ 미국 NBC에서 실험한 SUV / 픽업트럭의 전면부 사각지대 실험.
5피트(약 150cm) 신장의 운전자로 실험한 결과, 전면부 사각지대 안에 10여 명의 초등학생이 앉을 수 있었다.
(참고 기사 : NBC 뉴스 https://www.nbcnews.com/news/us-news/americas-cars-trucks-are-getting-bigger-are-front-blind-zones-children-rcna52109)
전술적 위협 관리 - 직진 시 중앙선에 가까운 차선 이용 / 가장자리 차선은 주의
중앙선에서 가장 멀리 있는 가장자리 차선(왕복 2차로의 경우 1차선)은 번화가나 오솔길을 막론하고 변수가 가장 많은 차선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을 원한다면 가능한 피하는 편이 좋다.
시가지에서 가장자리 차선은 승객들이 내리는 버스와 손님을 받는 택시, 골목길로 꺾어 들어가려는 차와 골목길에서 나와 합류하는 차, 전기자전거, 리어카, 불법주정차 등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가다 서는 일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니 온전한 정속주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차량전용도로의 가장자리 차선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나들목을 통하여 빠져나가려는 감속 차량과, 미처 가속하지 못한 합류 차량 모두 가장자리 차선을 필수로 거친다. 고속도로에서도 휴게소, 졸음쉼터 주변에서 마찬가지로 차량의 흐름에 기복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나마 교통량이 거의 없는 한적한 시골의 오솔길은 어떨까. 가을철 농번기를 맞아 경운기나 트랙터 등이 논과 밭으로 드나드는 일이 빈번할 요즘, 속도를 잘못 높였다가는 농지로부터 도로로 나오던 농기계와 추돌할 수 있다.
▲ 농지 인근 도로변에서 벌어진 트랙터와 통행 차량의 추돌사고.
교통량이 적은 시골길이라며 방심하면 위험하다. 상대방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면 심각한 사고가 된다.
어느 길이든, 도로에서는 가장자리 차선에 가장 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고로 운행에 나서는 요원들은 가능하면 중앙선에 가까운 차선을 쓰되, 부득이하게 왕복 2차선에 들거나 가장자리 차선을 타야만 할 경우 정면 상황을 철저히 주시하기 바란다.
차선 내 일렬 주행에서의 SOP(표준행동절차) - 선행 차량과의 안전거리 확보
고속도로나 차량전용도로를 자주 타 본 요원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신호등 하나 없이 잘만 뚫려있는 완벽한 도로건만, 함께 다니던 차들이 갑자기 속도를 늦추고 다같이 비상등을 켜는 순간이 있다.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정속주행을 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도로는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 운전자마다, 차량마다 나름의 이유로 내달려야 할 길을 못 달리는 이유가 생기고 만다.
완만한 곡률의 굽은 도로는 액체를 가득 실은 유조차에게 전도를 각오해야 하는 난코스다.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원심력이 탱크 속 유체를 외벽으로 밀어내며 차량을 옆으로 넘어뜨리고, 파손된 탱크는 내용물에 따라 도로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승합차, 승용차에게는 부담이 없는 오르막길조차 노후한 차량에게는 출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주기적인 점검을 받은 3.9리터 디젤 엔진 차량조차 완만한 경사의 고가진입로에서 맥을 못 추고 2단 2,700 RPM으로 기어 올라가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경사도에 따라서도 교통에 갑작스러운 체증이 생길 일도 드물지 않다.
그 외에도 변수는 많다. 운전 실력이 안 좋은 초보운전자 1명이 지나치게 방어적인 운전으로 정체를 유발할 수도 있고, 나들목을 뒤늦게 발견한 운전자의 급한 차선 변경으로 뒷차들의 행렬에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심지어는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도로에서 무단횡단에 나서는 용감한 보행자가 있기도 하고, 웬 야생 동물이 지나며 아찔한 순간을 만들 수도 있다.
도로는 지나는 사람과 사물 수만큼의 온갖 핑계가 있다. 어떤 식으로든 차량의 흐름이 뒤바뀌는 상황이 도사리고 있어, 물리적 완충재인 공간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요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어진다.
자동차를 모는 요원들이라면 각자의 반응속도와 차량의 제동성능에 걸맞는 안전거리를 상시 의식하기 바란다.
* 멋진 고성능 차량을 몰며 속도를 즐기는 요원들을 위하여 덧붙인다.
노면 상태에 따라 선행 차량의 뒷바퀴에서 자갈이 튀어 요원들의 차를 치는 경우가 있다. 안전거리를 확보한다면, 애마가 속칭 ‘돌빵’으로 상처입을 일도 줄어든다.
진입 전 사각지대 확인 - 차선 변경할 때에는 실외후사경 + 어깨 너머 확인
실외후사경(혹은 사이드미러)는 주행차선을 바꾸거나 방향을 틀 때 운전자가 볼 수 없는 공간을 잘 살펴 인식하고 판단, 대응할 수 있는 시각 정보를 제공한다.
보고 알 수 있는 위험이라면 피할 수도 있게 된다. 실외후사경은 자동차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필수요소로, 이것이 없이는 자동차로 정식 등록을 할 수 없도록 법제화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실외후사경의 존재와 사용이 너무 오랫동안 굳어진 탓일까, 매너리즘에 빠진 듯이 형식적인 행동에 길들여진 사례를 종종 접하곤 한다. 차선 변경이나 합류, 방향 전환 등에서 벌어지는 사고 소식은 매주 뉴스마다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필자는 의외의 현실을 알린다.
사실 실외후사경은 충분한 시야각을 제공하지 못한다.
차선 변경 시 후사경을 확인한 후, 고개를 돌려 두 눈으로 직접 어깨 너머 측, 후방의 상황을 재확인하는 2중 점검이 필요하다.
직접 살피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위험에 던지는지조차 모르고 변을 당할 수 있다.
2015년 봄, 필자는 부산행 경부고속도로에서 2차선에서 3차선으로 변경하던 중 동시에 4차선에서 3차선으로 들어오려는 차와 맞부딪칠 뻔한 일이 있었다. 다행히도 노련한 상대 검정색 무쏘 운전자가 경적을 울려주어 위험을 알고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 드문 일이지만, 동시 차선 변경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실외후사경으로 이웃한 1개 차선의 상황만 살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측면의 2개 차선까지는 살핀 후 차선 변경을 추천한다.
짧지만 강렬하게 죽을 수도 있겠다는 경험을 겪은 후, 필자는 차선 변경을 할 때에는 실외후사경을 살핀 후 고개를 돌려 직접 눈으로 건너편 2개 차선까지 살피는 습관이 들었다. 확실히 같은 위험에 놓이는 일은 이후 없어졌으니, 더욱 안전해졌다고 확신한다.
일시적으로 전방 주시를 포기하면서까지 차량 옆 공간을 확인하는 행동이 망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운전면허 실기 시험에서 차선 변경 시 운전자가 고개를 돌려 옆의 상황을 육안으로 확인하는지를 감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자동차의 보급화를 이룬 나라부터 어깨 너머 확인을 운전의 기본적인 덕목으로 여기는 셈이니, 나름 입증된 안전수칙으로 여겨도 무방하리라.
▲ 이제는 도심에서 일상적으로 보이는 전동 킥보드를 탄 배달업 종사자.
측, 후방 확인을 소홀히 하면 운전자는 사각지대 속 이들의 존재조차 모르고 차체로 짓누르고 만다.
더구나 2010년대 중엽에 오토바이 및 전동 모빌리티가 대폭 보급되며 크기는 작아도 자동차만큼 민첩한 탈것이 많이 늘었으니, 진입하려는 공간의 확인에 공을 더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외후사경의 사각이 아무리 작아도, 이제는 그 틈에 무엇이 파고들어와 있을지 더욱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 시에는 단순히 후사경을 살피는 것 뿐만이 아니라, 직접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를 직접 확인하고 진입할 것을 추천한다.
* 물론 전술적 행위란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야 하는 법이다. 전방에서 눈을 떼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정속주행과 안전거리 유지를 병행할 때에 한하여 조건부로 추천하고 싶다.
** 해외의 몇몇 나라에서는 상을 왜곡하는 실외후사경의 사용을 금지하며 볼록 거울이 아닌 평면 거울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그로 인해 후사경 시야각이 좁다. 해외 생산 차량을 타는 요원들에게는 특히 실외후사경과 어깨 너머 2중 확인에 신경쓰기 바란다.
전술적 판단 I - 길 위에 야생동물이 나타났다면, 애써 피하지 않는다.
분명 동물들의 소중한 생명은 존중받아야 함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다소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식을 추천한다.
필요하다면, 들이받을 각오도 해 두자.
야생동물이 자주 노면 위로 출몰한다는 경고 안내판을 발견한다면, 저속 운행이 정답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순간은 어떻게든 온다. 필자만 해도 꿩, 참새, 제비의 난입으로 의도치 않았던 살생을 해본 적이 있었다. 요원들도 원하지 않겠지만 언제 동물과의 충돌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도로 위에서 야생동물을 맞닥뜨리면 완만하게 감속하되, 급히 피하고자 운전대를 비틀지 않고 조향을 그대로 유지한다.
행여 야생동물과 차량이 충돌하더라도 조향이 틀어지지 않도록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아 도로의 곡률과 차체의 정렬에 집중한다.
주행 중 마주친 길 위의 짐승을 피하려고 다급히 방향을 틀거나 급히 제동하는 행동은 추천하지 않는다. 요원들의 앞 상황을 모르는 후속 차량들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행위에 적절한 맞대응을 해줄 수가 없다.
자동차의 전손과 타 차량, 시설물 등에 대한 과실 배상, 요원들 스스로의 병원비 등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일 것인가, 아니면 동물을 치고 상한 범퍼와 헤드라이트만 교체하고 끝날 것인가.
큰 사고와 작은 사고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다면, 작은 사고를 택함을 전술적으로 추천한다.
* 로드킬 사고로 인한 동물의 사체는 직접 치우려고 나서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도로는 차가 내달리는 길이다. 차를 세우고 사람이 내려 차도로 들어가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 로드킬 사고의 뒤처리는 지역번호 + 120번(지방도) 또는 국번 없이 110번(국도), 한국도로공사 1588-2504(고속도로)에 연락하면 된다.
전술적 판단 II - 딜레마 존(교차로에서의 노란색 신호 구간)에서의 대처
교차로 진입을 앞둔 시점, 노란색 신호등이 켜지며 운전자들은 내적 갈등을 겪곤 한다. 서느냐 가느냐의 이지선다, 딜레마 존이 그것이다.
요원들이 모는 차가 감속하기에는 늦은 속도로 빠르게 주행하며 정지선에 가장 근접한 차량이라면, 가속하여 사거리를 신속히 지나갈 것을 추천한다. 성급한 제동은 후행 차량이 반응하지 못하여 들이받는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상향등과 경적 등, 자신의 위치와 통행 의사를 알리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도 병행하여야 한다. 교차로를 자주 지나며 신호체계를 외운 타 운전자가 예상출발을 할 수도 있기에 접근을 알려 견제할 필요가 있다.
정지선에 두 번째 이상으로 근접한 차량이라면 감속, 정지한다. 선두 차량이 급제동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 이상의 딜레마존 대응 방안은 선행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함을 전제로 한다. 어차피 신호등이 보내주지 않는 이상 통행은 제한적이니, 교차로를 앞두었다면 과욕을 버리고 안전을 챙길 것을 권한다.
불확실성 요인 식별 I - 미국산 차량이 선행할 경우,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의 구분에 유의
운전에 숙련된 요원들이라면 종종 빨간색 방향지시등이 깜박이는 차들을 본 적이 있으리라. 닷지, 램, 쉐보레,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테슬라, 포드 등 대체로 미국산 자동차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 BMW M4의 유럽 후미등(손)과 미국 후미등(차량)의 비교.
같은 규격의 후미등 모듈이지만, 제동등 위의 방향지시등 색상이 각각 호박색과 적색으로 대비된다.
이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독특한 예외조항으로 인한 현상이다. 미국의 기준에 맞게 생산된 미국 생산 차량은 우리나라의 등화관제에 맞게 개조하지 않고도 유통을 허가받았기 때문이다.
즉, 미국산 차량을 뒤따르다 빨간색 불빛이 들어온 후미등을 보고 속도를 줄였더니 차선을 바꾸기 위한 방향지시등이었거나, 그 반대로 방심하다 안전거리가 바짝 줄어드는 불안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운행에 나서는 요원들은 미국 생산 차량이 앞서 주행하는 경우, 냉정한 상황 인식과 대응을 하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안전거리를 더 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불확실성 요인 식별 II - 대형차량 앞으로 추월 후 감속 혹은 정지 금지
출퇴근 통근버스를 몰던 경험상, 만석의 버스와 공석의 버스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제동거리의 차이가 있었다.
그 제동거리를 정확히 자로 잰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제동을 가하며 사거리의 정지선에 진입해보니 약 5미터 가량의 차이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약 5미터 - 웬만한 자동차 한 대와 비슷한 길이이지 않은가.
앞에 차가 있었더라면 덮쳤을 수도 있었던 거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의 적재량별 제동거리 실험에 따른 결과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적재량이 많은 과적 화물차는 정상 적재 화물차 대비 최소 10m는 넘는 제동거리 차이를 보였다. 차 2대 정도는 충분히 짓이길 거리다.
▲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한 시속 60km 주행 화물차의 적재량 및 노면별 제동거리 측정 결과.
(참고 영상 : 한국교통안전공단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oAtb_WV-zGo)
당연한 물리학의 법칙이지만, 무거운 물체는 더욱 멈추기 힘들다.
버스 기사, 트럭 기사는 자신의 제동거리를 정확히 가늠하기 힘들다. 차에 실은 승객 수나 짐의 무게에 따라 제동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숙련된 대형차량 운전자가 정지선을 100미터 이상 앞둔 시점부터 미리 감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능하다면 버스나 트럭 앞으로 끼어들며 제동, 정지하는 행패는 부리지 말자.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장비의 제원, 한계 파악 - 자율주행은 사실 주행 ‘보조’다.
SCC Smart Cruise Control나 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등은 여러모로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유용한 펀의기능이다.
정체로 거북이 운행을 하는 길에서 가다 서다를 일일이 운전자가 상황을 살피며 반복해야만 하는 것에 비하면 품을 덜어주는 멋진 기능이지 않은가. 필자 또한 막히던 도로에서 써 보니 눈과 발이 고생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구심이 든다. 숙련된 운전자들은 선행 차량의 앞바퀴 각도를 보고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후사경에 비친 차량의 접근속도를 짐작하여 타 차량이 끼어들 공간을 미리 비워두는 등 섬세한 눈썰미에 기반한 능동적 안전운전을 능동적으로 기획한다. 이에 비하면 과연 오늘날의 기계가 사람의 상황판단 능력에 동등하거나 초월할 정도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까.
미국자동차공학회에서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단계별로 구분한 바에 따르면, 아직까지 오늘날 상용화된 자율주행 내지는 운행보조 기술은 운전자의 관리와 대응을 여전히 필요로 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 진정으로 운전하는 사람이 없어도 무인 기사처럼 탑승객을 모셔다 주는 기술은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른 자율주행의 단계별 구분.
아직까지 시판되는 자율주행 내지는 주행보조 차량들은 2~3단계 수준으로, 운전자의 개입 없이도 완벽한 운행을 보장하지는 못하는 단계이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ighway Drive Assist/HDA의 기능을 잘못 이해하거나 과신한 몇몇 운전자들은 톨게이트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하며, 심지어는 화물차의 뒤를 달리다가 차량의 주행보조 장치로는 정확히 인식할 수 없는 독특한 형상의 적재물을 들이받는 등, 귀한 목숨과 비싼 차량을 잃는 일들이 나고 있다.
▲ 자율주행 기능의 대명사, 테슬라에게도 예외는 없다.
미국 현지 기준 2024년 5월 8일 아침, 테슬라 차량은 철길을 지나던 화물열차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건널목으로 달려들었다.
운전자 크레이그 도티는 절체절명의 순간 운전대를 틀었고, 덕분에 차는 망가졌어도 큰 화는 면했다.
(원문 : NBC 뉴스 https://www.nbcnews.com/tech/tech-news/tesla-owner-says-cars-self-driving-mode-fsd-train-crash-video-rcna153345)
기술을 믿고 쓸지는 요원들의 선택이지만,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직까지 개발된 자율주행 기술을 주행을 ‘보조’하는 수단으로만 여기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편의도 좋지만 적재적소에 쓰며, 기능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책임감 있는 운전을 하여야 한다.
* 차량설명서를 읽어보자.
** ‘고속도로 주행 보조는 주행을 보조하는 편의 기능입니다. 완전한 자율 주행 기능이 아니므로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항상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적절한 조치를 취하십시오.’
*** ‘고속도로 주행 보조는 모든 교통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보행자, 가드레일과 톨게이트와 같은 불특정 물체 및 구조물 등 주변의 충돌 가능한 대상이 감지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능 한계를 유의하여 사용하십시오.’
예기치 못한 급습 대응 - 상식 밖의 돌발상황 대응하기
요원들 모두가 나름의 삶 속에서 누적된 교육과 경험을 바탕으로 상식을 갖추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요원들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비상식에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상식을 얼기설기 엮어 어설프게 상황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
상식을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면, 상식을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진 게 맞다.
즉시 기존의 상식을 버리고 눈에 보이는 대로 이해하여 빠르게 대응하여야 한다.
▲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
일반적인 주행 상식만을 쌓아왔던 필자에게 신개념 주행인 역주행은 눈앞에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힘들었었다.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필자는 가족들을 태운 차를 몰고 47번 국도의 이동터널(서울 방향)을 지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터널에 들어선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이상하게 터널 끝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차량이 어두워졌다. 터널을 거쳐 나갔다면 어둡던 모양이 밝아져야 하는데 신기한 일이었다.
이미 운전 경험을 쌓으며 봐 왔던 경험들이 굳어져 상식으로 자리잡은 필자는 두 눈으로 보면서도 저것이 무슨 조화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솔직히 돌이켜보면, 그때 피 같은 대응시간의 5초 이상은 낭비했으리라 생각한다.
필자를 향해 밝은 빛을 내고 있는 ‘전조등’을 본 다음에야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한○○ TV’에서나 보던 전설의 ‘역주행 차량’이 달려오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 어릴 적 보았던 영화 ‘진주만’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두 아군 전투기가 정면 추돌 직전에 무전으로 각자의 동선을 합의하던 장면이었다.
무전이라면, 신호가 아닌가.
신호로 위험을 알리면 되지 않을까.
신호를 보내어 위험 임박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상향등을 두번 켜 보임과 동시에 속도를 크게 줄여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상대의 대응이 시원찮아 압박으로 상대의 행동을 강요했다. 차량을 3분의 1쯤 우측 차선에 걸치며 치킨 게임을 걸어, 왼쪽과 오른쪽 중 하나의 이지선다를 강제시켰다.
다행히도 필자가 치킨게임을 거는 동안 상대 역주행 차량이 필자의 우측으로 차선을 바꾸어 피하는 덕에 무탈하게 서로를 빗겨 지나갈 수 있었다.
상식 외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애써 상식으로 현상을 해석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눈에 보이는 대로 냉정히 수용하며, 직감이나 잡생각을 가리지 않고 대응책을 찾아 빠르게 행동할 것을 추천한다.
지금까지 필자가 10년 이상의 무사고 운전 경력과 버스 운전병 시절의 견문, 기이한 사건으로부터의 생존 경험을 토대로 무사고 안전운전을 위한 노하우를 정리하여 보았다.
물론 필자보다 체계적인 운행요령 교육을 받거나 오랜 운전경험을 쌓아 온 요원들도 나름의 방식이 있으리라 예상한다. 행여 필자가 서술하지 않았지만 유용한 요원들만의 요령이 있다면, 다른 요원들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댓글로 비법을 공유하여도 좋다.
추석을 맞아 설렌 마음을 안고 장거리 운행을 나서는 요원들에게 전술적 태도를 통한 안전보장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댓글 3
하와이
|2024-09-17 13:52:44
야옹이최고
|2024-09-06 14:43:21
Plumbum
|2024-09-06 09: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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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3-05-08